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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라이프

캠핑장 매너타임에 대한 생각

by 둠칫둠칫두둠칫 2022. 7. 14.

캠핑장 이용수칙에 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문구가 있습니다. 매너 타임 또는 에티켓 타임 시간에 대한 고지입니다. 대부분 늦은 저녁 10시~11시쯤부터 오전 7시~8시 정도까지 정해져 있는 매너 타임 준수에 대한 공지사항입니다. 각종 캠핑 관련 커뮤니티에 보면 매너 타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합니다. 일부 이용객들은 "캠핑이라는 게 원래 야외에서 늦게까지 즐기고 놀기 위한 문화 아닌가? 절에 온 것처럼 지내고 싶으면 호텔이나 절에 가지 왜 캠핑장에 온 거냐?"라는 의견도 있는데 최근 캠핑문화에 적응해가며 이러한 분위기는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는 형편입니다. 과거 필자가 어린 시절 캠핑이라 하면 단체로 놀이도 하고 캠프파이어도 하며 하나의 축제 분위기를 연상케 하는 그런 문화가 보편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캠핑이 레저문화로 자리 잡으며 개인 단위의 캠퍼 구성이 많아졌고 그 안에 다양한 취향의 캠퍼들이 생겨났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시대와 사람들의 인식 변화에 맞춰 변화하게 마련입니다. 변화된 문화 형태에 동떨어진 과거의 문화에 맞춰 현대를 바라보면 서로 불편함만 야기할 뿐입니다. 과거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반 시내버스에서 담배 피우는 것이 법으로 다스려지는 위법의 문제가 아니었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 버스에서 태연하게 담배를 피운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캠핑장에서 매너 타임을 지켜라 공지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 생각됩니다.

 

캠프파이어
<캠프파이어>

 

매너 타임이 왜 생겨났을까?

이 부분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매너 타임이 생겨난 이유?'일 것 같습니다. 구태여 일부러 매너 타임을 만들어 고지하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캠핑장에 모여서 캠핑이라는 레저 취미를 즐기는 분들은 다양한 취향의 불특정 다수가 모여 즐기는 취미입니다. 그리고 그중에는 먹고 놀기 위한 분들도 있겠지만 조용히 자연 속에서 휴식을 취하며 힐링을 즐기기 위한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분들은 대부분 늦은 저녁시간이 되면 잠자리에 드실 것이고요. 그런데 늦은 시간까지도 대낮처럼 술 마시며 시끄럽게 떠들고 노는 사람들이 있다면 주변 캠퍼분들은 분명 캠핑장 주인에게 민원을 제기할 것입니다. 만약 모두가 먹고 놀기 위한 축제의 현장이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캠핑장은 꼭 그런 장소만은 아닙니다. 서로의 배려가 필요한 공간이죠. 여기에서 담배 이야기를 한번 더 빚대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흡연자와 비흡연자가 있습니다.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는 것은 개인의 기호에 의한 취사선택입니다. 반면 비흡연자는 흡연자의 흡연으로 인해 원치 않는 담배연기를 흡입해야 하고 이는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과연 누구에게 잘못을 물어야 할까요? 당연히 모두가 흡연자의 잘못을 물을 것이고 그리하여 흡연 관련 제재조치법이 많이 생겨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캠핑장의 매너 타임이나 노-키즈존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생겨난 제재조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끄럽게 떠들고 노는 것은 개인의 취사선택이지만 그로 인해 피해자가 발생한다면 이는 배려가 부족한 것이고 피해를 입는 분들은 이 피해를 본인 선택 여부와 관계없이 받아야 합니다. 캠핑이라는 취미를 하며 내가 원하지 않게 수면을 방해받는 불이익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본인의 여가를 위한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는 분명히 개인 취향 여부를 떠나 배려가 부족한 행동이라 생각됩니다. 이러한 배려가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이루어지지 않음으로 인해 캠핑장 매너 타임이나 노-키즈존이 생겨난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거면 캠핑장 말고 다른 곳에 가라!

저는 반대로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시끄럽게 축제 분위기를 즐기고 싶으면 클럽메드나 가족 공원, 에버랜드, 롯데월드 같은 축제나 파티 분위기의 놀이공간으로 가십시오. 캠핑장은 축제나 파티를 위한 공간이 아닙니다. 그러한 캠핑문화는 일찍이 변화된 지 오래입니다. 과거의 문화에 갇혀 현대와 동떨어진 행동은 삼가시고 분위기에 맞는 적합한 장소로 찾아가셔서 그 분위기에 맞추어 행동하시는 것이 맞습니다. 어느 장소나 행사이던 그에 맞는 예법과 규칙, 의전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그에 맞지 않게 행동하고 본인 의사를 개진하는 것은 결코 좋게 평가받지 못합니다. 매너 타임이라는 제도에 불만을 표하고 반감을 갖고 계신 분들은 그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보다 위에 언급했듯 왜 매너 타임이 생겨났는가 한번 정도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놀이공원

 

코로나 팬데믹 사태 이후 해외여행 길이 막히며 많은 수요가 국내여행이나 캠핑, 레저문화로 이주하였습니다. 급속도로 이루어진 결과 각각 그 속의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며 발생하는 해프닝 정도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이전부터 그 취미를 이어오던 분들께는 갑작스럽게 생겨난 불편에 지나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 취미가 원래 해오던 분들의 전유물은 아니지만 기본적인 배려가 밑바탕에 깔려있었더라면 생겨나지 않을 불편도 많습니다. 결론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결여되어 발생하는 문제들은 그들 사이에서 여러 불편함과 논쟁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저의 생각은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더 좋은 캠핑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맹자는 노심자가 노력자를 배려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상하관계를 떠나 취사선택이 가능한 사람이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의 고통을 살펴야 한다는 뜻입니다. 부디 올바른 캠핑문화가 정착되길 바라는 마음에 적어봤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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